트럼프 궁지에 몰리자…中 "보조금 문제는 美와 협상 안한다"

입력 2019-10-07 17:07   수정 2019-10-08 01:39

중국이 오는 10~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재개되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중국의 산업정책과 정부 보조금에 대한 논의를 배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구해온 ‘광범위한’ 협상 타결을 거부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중국이 이번 무역협상에서 ‘빅딜’이 아니라 ‘스몰딜’을 원하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협상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 측 협상 대표인 류허 부총리가 ‘중국제조 2025’와 같은 산업정책 개혁이나 국유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 폐지 등을 협상 의제에 포함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중국 협상단에 분명히 밝혔다고 7일 보도했다. 복수의 관계자는 중국 협상단이 최근 수주 동안 중국을 방문한 미국 협상단에 논의를 원하는 의제 범위가 상당히 줄어들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의 산업정책과 정부 보조금 문제를 무역협상의 핵심 의제로 놓고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이들 정책이 시장을 왜곡하고 이로 인해 중국과의 불공정한 무역이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중국 협상단 계획대로라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요구사항 중 하나가 의제에서 빠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이 점점 더 미국과 포괄적 무역합의를 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며 “의제를 상대적으로 쉽게 양보할 수 있는 범위로 좁히려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이 같은 협상 전략은 미국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위기가 불거진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조사를 요구한 것 등이 중국을 유리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중국에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 조사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 때문에 미국 하원은 민주당 주도로 탄핵 조사에 착수했다.

탄핵 국면이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양보할 여지가 생길 수 있는 만큼 핵심 사항은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논의하겠다는 게 중국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정치 전문가 주드 블란쳇은 “중국 지도부는 탄핵 논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를 약화시키거나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내년 대선에서 승리가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상에서 타협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한 소식통은 “탄핵 조사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영향을 끼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협상력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로 보이는데 이는 중국의 오산”이라고 비판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양측은 제한적 합의를 위한 일정표에 논의의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번 협상에서 빅딜보다는 스몰딜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베이징=강동균/워싱턴=주용석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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